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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요, 이수희 (DINK Happy Thoughts)

YeaYea 2023. 12. 2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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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hewy on Unsplash

 

 

이번엔 에세이가 읽고 싶어 에세이 카테고리를 둘러보다 요즘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리디셀렉트에서 계약이 곧 만료된다는 표시가 되어있어 서둘러서 펼쳐본 이수희 작가님의 '아이가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요.' 부제목 '아이가 아이 없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처럼 아이 없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하는 이들에게도, 그리고 결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한 번쯤 읽어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 최근 고민하던 부분에 대한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에세이답게 아이 없이 사는 부부로 하루하루 살아가며 하게 된 생각들이나 일상의 모습들을 나누는 책이다. 친한 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느낌이었다.

 

직접적으로 지역 커뮤니티에 무자녀 부부를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아이 없이 사시는 분 계신가요? 같이 차나 한잔해요'라는 글을 올렸더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연락을 받았다. 출근을 하든 아니든,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아이가 없는 이들의 태반이 혼자였다. 반가우면서도 씁쓸했다. 그 인연을 계기로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관계들을 유지하고 있다.

이수희 작가님의 '아이가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요' 51번째 페이지

 

대문자 I 인 나로써는 전혀 생각도 못한 방법이었다. 지금은 친구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자주 못 만나는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아이가 있는 친구를 만나면 아이 스케줄에 따라 약속을 잡고 급하게 만나고 헤어지게 되거나 아이와 같이 만나 친구와 이야기를 제대로 할 기회가 없던지 하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아져 뭔가 미안하고 부담스러운 마음이 든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들과 만나서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그 자체로도 의지가 될 것 같다.

 

 

한동안 산후우울증 뉴스가 연일 보도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뉴스거리도 아닌가 보다. 그날저녁 뉴스 검색을 해보았으나 어디에도 뉴스는 없었다. 저출산 시대에 그런 뉴스가 나오면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 테니 다루지 않는 건가 싶기도 하다(지역 카페에선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맘'들이 자주 보이는데 말이다).

이수희 작가님의 '아이가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요' 60번째 페이지

 

최근에 한국의 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 가 나왔다는 기사를 봤다. 정말 '산후우울증'관련 뉴스는 정부자체에서 금지시키지 않을까 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은 아이를 낳은 어머니들에게 한 마을만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도 되지 않을까 한다. 아이를 낳고 싶지만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포기하는 이들이나 아이를 낳은 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꼭 맞는 도움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수정이는 두 번이 유산을 했고, 그중 한번은 중환자실에서 일주일간 의식 없이 생사를 오갔다. 수정이는 깨어나고서 아이들 자신의 목숨과 바꿀 수는 없다고 다짐했다. 수정의 부모님은 딸이 더는 임신으로 고통받지 않기를 원했지만, 남편과 시가의 어르신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퇴원한 지 한 달 남짓 되었을까, 남편은 그녀에게 아이를 원하니 다시 노력해 보자 했다. 수정이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렇게 마음이 멀어지고 둘은 이혼했다.

이수희 작가님의 '아이가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요' 74 번째 페이지

 

몸이 약했던 나의 어머니는 두명의 아이를 출산하며 두 번 다 생사가 오갔다고 한다. 첫째를 낳고 둘째는 당연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내가 생겨버렸다고 한다. 시대가 시대니 만큼 지운 다는 건 상상도 못 했던 것 같다. 작가님의 친구분은 출산도 아닌 유산으로 일주일을 의식 없이 생사를 오갔다니 정말 이런 아픔을 겪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지 너무 안타깝다.

나는 아이에 대한 생각이 늘 바껴왔었던것 같다. 어릴 땐 결혼은 별로지만 아이는 갖고 싶으니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결혼 전에는 내가 과연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이 험한 세상에서 내 아이를 어떻게 살게 하지 하는 두려움이 많이 있었고, 고령임신이라 불리는 나이에 결혼을 한 지금은 아이를 갖게 된다면 너무 좋겠지만 기대는 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나의 남편님은 예전부터 주위에 어릴 때 결혼하고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해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다며 우리는 나중에 아이가 안 생겨도 무리하거나 힘들어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에 대해 다시 나눠봤는데 아이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연애할 때는 이 사람이 좋아서 했던 무수한 노력들. 말을 예쁘게 해보려 하고,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했던 노력들이 차츰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서 남편에겐 '미리미리 다 알아서 행동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결혼생활의 익숙함이 불러오는 부작용이다.

이수희 작가님의 '아이가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요' 123 번째 페이지

 

아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 부부가 서로의 배려의 행동들을 당연히 여기지 않는 마음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같이 TV를 보다가 고개를 돌리면 핏줄로 엮인 사이도 아닌 사람들이 부부라는 이름으로 가족이 된 남편이라는 존재가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는 때가 있다. 남편님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그 마음들을 표현하려 매일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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