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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표지와 흥미로운 제목의 운치규 작가님의 단편소설 <고양이의 운명 사용법>
이렇게 단편소설 한 권만 따로 있는 책들을 접할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용이 워낙에 재미있기도 했지만 부담 없이 단숨에 읽을 수 있어 깔끔하니 더 좋았던 거 같다.
얼마 전 어떤 고객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네 등 뒤에 죽은 고양이가 붙어 있군. "도인처럼 수염을 기른 남자였다. 그는 회색 저고리에 갓을 쓰고 은행에 나타났다. 다른 손님과 마찬가지로 번호표를 뽑았고 순서가 오기를 기다렸으며 내가 호출하자 자리에 앉았는데 대뜸 이 모든 게 운명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오늘 이렇게 만난 건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자신은 속세와 인연을 끊고 오랫동안 수행했기에 그런 필연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출가했다는 사람치고는 의외로 매우 높은 위험 등급의 브라질 펀드를 갖고 있었다. 게다가 그 펀드의 수익률은 -40%였다.
"방금 속으로 비웃었지?"
"아뇨, 고객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날 정신 나간 사람 취급하는군."
<고양이의 운명 사용법> 운치규 단편소설
정말로 죽은 고양이의 영혼이 붙어있는 은행에서 일하는 주인공과 수익률 -40%의 브라질 펀드를 갖고있는 도인 같은 고객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죽은 고양이라면 사실 고양이 귀신인건데 고양이라서인지 아니면 하는 행동들이 귀여워서인지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왠지 행운의 요정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내 기준으로는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은 허은희 차장이다. 일 자체보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더 중요한 나에게도 허은희 차장 같은 동료가 있었는데 정말 이런 동료가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다. 세상의 모든 허은희 차장에겐 최고로 좋은 일들만 일어났으면 좋겠다.
한마디로 짧고 굵은 소설이었다.
스포하면 안 되니 여기까지 하고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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