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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 김호연

YeaYea 2024. 6. 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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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웹사이트에서 '불편한 편의점'을 쓰신 김호연 작가님의 신작 '나의 돈키호테'가 나왔다는 소식을 발견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구입하려고 하니 웬걸 종이책만 나와있더라. 기나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교보문고 웹사이트에 ebook이 나와 바로 구매버튼을 눌렀다. 역시나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너무 재미있고 좋았어서 책 중반부터는 아까워하며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다. 다 읽고 보니 평소 일주일 내내 업데이트되길 기다리며 즐겨보는 웹툰들이 밀려있더라.

 

김호연 작가님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으며 메모해 놓은 부분들을 나눠 보려고 한다. 직접적인 스포가 될만한 부분은 최대한 넣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이 고향이 맞긴 한 걸까? 초등학교 5학년 때 내려와 중학교 3학년까지 고작 5년 남짓 지낸 이곳을 고향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 걸까? 이 의문에도 엄마의 답은 명쾌했다. 

"엄마 사는 곳이 고향인 거야."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집순이인 나는 그때그때 내가 사는 집이 고향처럼 느껴지는 편이다. 특별히 동의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감동이었던 신기한 말이었다.

 


내 나이 서른. 지금 나는 인생 1막을 공치고 무대를 내려온 배우다. 남은 인생 2막은 어떤 배역으로 무대에 서야 할까? 어떻게 해야 공연료를 받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그러니까 윗사람들은 어쨌거나 좀 아부도 떨고 응대도 잘하는 친구들을 선호하니까. 그게 어쩔 수 없는 권력의 속성이랍니다. 리더로 서 있다 보면 외롭거든. 외로우니 옆에 와 말 받아주고 알랑대는 놈들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어요. 나도 젊을 때는 몰랐어요.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이전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누군가의 입장이라던지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

 

 


편의점 최애 메뉴 산해진미 도시락으로 늦은 저녁을 먹은 뒤 벽해출판사를 추리해 찾아낸 과정을 대본으로 정리했다.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김호연 작가님의 <불편한 편의점>에 자주 나온 '산해진미 도시락'이 나와 반가웠다. 마치 드라마에서 작가나 감독과 예전 작품을 같이 한 배우가 특별출연을 하는 장면을 보는 듯했다. 

 

 


경영학은 공부하면 할수록 내가 무언가 경영할 일은 없을 거라는 확신만 심어주었고, 졸업 후 좋아하는 게 뭘까 생각하다 여행사를 떠올렸다.


밀가루의 도시 대전은 빵도 유명하지만 칼국수 역시 대표 음식입니다. 


타슈 타고 어디까지 가보셨슈: 대전의 따릉이 '타슈.' 타슈로 갈 수 없는 대전은 없다. 타슈와 함께 매일매일 대전의 숨은 명소를 찾아갑니다. 


"제작자가 영화 만드는 돈을 내는 게 아니에요? 그럼 제작자는 하는 일이 뭐예요?"
"시나리오 빠꾸 놓는 일을 한단다."


수술해서 오뚝해진 코 빼고는 똑같았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들의 자태와 수산자원의 매력에 잔뜩 빠져들 수 있었다... 는 개뿔이고, 배를 탈 때마다 토하고 섬에서 태풍을 맞을 때는 이대로 수장되는 게 아닌가 혼비백산해야 했다.


"제작자가 영화 만드는 돈을 내는 게 아니에요? 그럼 제작자는 하는 일이 뭐예요?"
"시나리오 빠꾸 놓는 일을 한단다."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워낙에 재미있는 스토리인 데다 중간중간 유머도 더해져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장착됐던 거 같다.   

 


 넷플릭스로 무제한 볼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행복하네.
  ㄴ 넷플릭스가 지금의 비디오 가게라고 볼 수 있지.
      ㄴ넷플릭스도 원래 비디오 가게에서 시작했음.
          ㄴ뭣이라?
              ㄴ ㅇㅇ 미국 비디오 가게 체인이었음. 나중에 망으로 진화한 거.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1부. 옛날 동네 비디오 가게

 

넷플릭스가 비디오 가게로 시작했다니, 이렇게 또 재미있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Photo by JW. on Unsplash

 


그러게. 그 친구는 늘 문제의 핵심이었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또 스스로 풀기도 하고."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그 순간 나는 이 촬영이 의미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제게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 시절엔 싸우지 않고는 제대로 된 자유를 얻을 수 없었고, 영수는 누구보다 그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앞장서 싸운 친구였다고요.


쉰 살이 넘은 시골 기사가 세상의 정의를 세우겠다고 길을 떠나는 설정 자체가 '꿈꾸고 있네'라는 핀잔을 들을 일이다. 하지만 꿈꾸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다.


지식인은 많이 배운 사람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세상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김호연 작가님의 <불편한 편의점>에 '독고'씨와 <나의 돈키호테>에는 돈키호테/돈기호/돈 아저씨는 왠지 닮은 구석이 많은 것 같다. 기본적으로 현실에선 찾아보기 힘든 인물들이고.. 내가 어릴 때 이런 어른이 주위에 있었다면 나도 조금은 더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한 편의점>이 회복시켜 주었다 다시 잃어가던 인류애를 되살려준 <나의 돈키호테>. '계속 쓰겠습니다.' 라며 감사의 글을 마치신 김호연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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